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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호프만의 모래사나이 첫번째

by 명작찬 2024. 1. 22.

모래사나이

 E.T.A 호프만의 모래사나이는 1816년에 출간된 소설입니다. 호프만은 프로이센의 쾨니히스베르크 출신이고 낭만주의 작가입니다. 호프만은 대법원 판사이자 작곡가이기도 했고, 소설가였습니다. 대표작품으로는 모래사나이와 호두까기 인형이 있습니다. 모래사나이는 트라우마와 관련이 깊은 소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등장인물은 주인공인 나타나엘이 있고 나타나엘의 약혼자인 클라라가 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도 있지만 아버지는 나타나엘이 어린 시절에 화재로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그리고 모래사나이 이야기를 들려준 인물인 유모가 있고, 나타나엘 내면의 모래사나이인 변호사 코펠리우스가 있습니다. 그리고 코폴라는 청우계 장수이고 나타나엘이 코펠리우스로 생각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올림피아라는 나타나엘이 사랑한 자동인형기계가 있습니다.  이제 모래사나이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아, 나는 정신이 산만한 상태여서 지금껏 뭐 하나 제대로 생각할 수가 없었어. 그런데 어떻게 편지를 쓸 수 있었겠어! 무언가 끔찍한 것이 내 삶에 들어왔어! 나를 위협하는 무시무시한 운명에 대한 어두운 예감이 먹구름 그림자처럼 내 머리 위에 펼쳐져 있고 어떤 상냥한 햇살도 그것을 뚫고 들어오지 못해. 나에게 닥친 일을 이제 너에게 이야기해야겠어. 나는 내 어린 시절에 대해 최대한 많은 것을 인내심을 갖고 차분하게 이야기하려고 온 힘을 다해 자신을 추스르고 있어. 이렇게 시작하게 됩니다. 나는 나타나엘이고, 나타나엘이 과거에 어떠한 사건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소설의 제목이 왜 모래사나이인지 알 수 있습니다. 어릴 적에 있었던 일입니다. 모래 사나이는 나쁜 사람이란다.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려하지 않으면 그자가 와서 아이들 눈에 한 움큼 모래를 뿌려서 피투성이가 된 눈이 머리에서 튀어나오게 만든단다. 그럼 그자는 눈을 자루에 던져 놓고 제 자식들에게 모이로 주려고 반달로 가져간단다. 자식들은 그곳 둥지에 앉아 있는데 올빼미처럼 굽은 부리를 가졌어. 그걸로 버릇없는 인간 아이들의 눈을 쪼아 먹는단다. 이제 나의 마음속에는 잔혹한 모래 사나이의 소름 끼치는 모습이 그려졌어. 이렇게 나타나엘에게 환상이 심어진 계기가 나옵니다. 저희 모두 어릴 적에 잠에 들기 싫어서 부모님께 생떼 부릴 때가 있었죠. 그럴 때 지금 잠에 들지 않으면 무서운 아저씨가 잡아간다느니, 혼을 낸다느니 말을 했었습니다. 모두 아이들을 잠에 재우기 위해서 했던 거짓말들이죠. 하지만 이런 이야기로 인해 나타나엘에게 트라우마가 생기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듣고 난 후에 아버지의 친구였던 코펠리우스가 집으로 찾아오게 됩니다. 그리고 나타나엘은 코펠리우스를 보고 모래 사나이라고 믿게 됩니다. 그리고 하필 아버지와 코펠리우스가 비밀스러운 작업을 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리고 트라우마의 계기가 나타납니다. 눈을 줘, 눈을 달라고! 코펠리우스가 둔중하게 울리는 목소리로 소리쳤어. 나는 격심한 경악에 확 사로잡혀 비명을 질렀고 은신처에서 바닥으로 뛰쳐나왔어. 그러자 코펠리우스가 나를 붙잡았어. 작은 짐승! 작은 짐승이로구나! 그가 이를 드러내 보이며 염소처럼 떠는 목소리로 말했어! 그러고는 나를 낚아채서 화덕 위로 던졌고 그 바람에 불꽃이 내 머리카락을 그을리기 시작했어. 이제 우리한테는 눈이 있어. 눈 아이의 예쁜 눈 한 쌍. 코펠리우스는 이렇게 속삭였지. 이렇게 코펠리우스가 눈을 달라고 소리쳐서 모래 사나이라고 오해하게 되고 이 사건으로 인해 나타나엘은 심각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에 모종의 작업 중에 사고로 아버지가 사망하게 됩니다. 이후에 코폴라라는 청우계 장수를 만나게 되는데 이 코폴라를 어릴 때 봤던 모래 사나이라고 생각했던 코펠리우스와 헷갈리게 됩니다. 약혼녀 클라라는 나타나엘과 달리 아주 냉정하고 이성적인 사람입니다. 그래서 나타나엘에게 이렇게 설명합니다. 단도직입적으로 고백하건대, 내 생각에 당신이 말하는 모든 경악스럽고 끔찍한 일은 그저 당신의 내면 속에서만 일어났고 실제 현실의 외부 세계는 그 일에 조금만 관여했던 것 같아. 밤중에 그자가 당신의 아버지와 벌인 섬뜩한 행위는 아마 다른 게 아니라 두 사람이 남몰래 연금술 실험을 한 것이었을 거야. 저도 만약에 저의 애인이 트라우마에 빠져서 두려움을 가지고 힘들어한다면 어떻게든 논리적으로 설명해 주려고 노력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클라라가 너무 공감되고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되는 것 같습니다. 클라라는 계속 나타나엘이 어린 시절의 망상 때문에 생긴 트라우마일 뿐이라며 달래주었습니다. 그리고 코펠리우스와 청우계 장수 주세페 코폴라를 머릿속에서 완전히 지워 버리라고 말해줍니다. 그 낯선 형상들이 당신한테 아무 짓도 할 수 없다는 것을 굳게 믿으라고 말합니다. 클라라는 진심으로 조언을 계속해주지만 나타나엘은 자신이 겪는 고통을 이성적으로 딱딱하게만 바라보는 클라라를 언짢아합니다. 그리고 결국은 코폴라와 코펠리우스가 동일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왜냐하면 코폴라는 피에몬테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지만, 코펠리우스는 독일인이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사건이 일어나게 됩니다. 올림피아와의 첫 만남입니다. 첫 만남의 글입니다. 얼마 전 나는 층계를 오르다가 유리문 앞에 평소 빈틈없이 쳐져 있던 커튼이 옆으로 밀쳐져 작은 틈이 생긴 것을 발견했어. 어쩌다 호기심이 동해 그 안을 들여다보게 되었는지 스스로도 모르겠어. 완벽하게 균형 잡힌 늘씬한 몸매에 화려한 옷을 입은 여인이 방 안에서 작은 탁자 앞에 앉아 있었어. 여인이 문을 향해 앉아 있었던 까닭에 나는 그녀의 천사처럼 아름다운 얼굴을 온전히 볼 수 있었어. 여인은 나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한 듯 보였어. 더구나 그녀의 눈은 뭔가 굳어 있는 것 같았어. 뭐랄까 시력이 없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였어. 마치 눈을 뜬 채로 자고 있는 것 같았어. 나중에 듣기로 내가 본 그 형상은 스팔란차니의 딸 올림피아였더군. 이 올림피아는 사실 사람이 아니라 자동인형기계였습니다. 사람이 인형을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가 오늘날 한 번씩 존재하는 이야기이지만 이렇게 낭만시대에서도 인형을 사랑하게 된다는 이야기가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나타나엘이 얼마나 트라우마가 깊었으면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준다는 이유 때문에 그 인형을 좋아하게 된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안타깝기도 한 것 같습니다. 이 올림피아를 만나게 되고 이후의 이야기는 다음 시간에 이어가 보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